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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초작업 현장과 집비둘기, 2021
예초기의 굉음이 공간을 진동하고, 그간 애써 자라온 풀들이 처절하게 나가떨어지는 광경은 편리함 속에 감춰진 현대사회의 파괴적인 일면을 보여준다. 나는 제초작업 현장을 관찰하고, 그곳에서 잘려나간 풀들의 해체된 움직임에 관해 생각했다. 이후 움푹한 수변 산책로를 관찰하면서, 무참히 잘려나가 납작해진 자리를 기어코 다시 비집어 뚫고 올라온 생명체의 움직임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잘려나가 해체된 자리에서 새롭게 솟아나는 존재를, 내“제초작업 현장과 집비둘기, 2021” 계속 읽기
다시 솟아나는 것에 대하여, 2021
분열된 풍경, 2021
잘려나간 자리, 2021
새총을 겨눴던 그 소년은 지금 안녕할까, 2021
뒤덮인 자리, 2021
어느 날, 공원을 산책하다가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었다. 작은 개울이라도 있는 것일까, 풀들이 제멋대로 뒤엉켜 자라나 한껏 부풀어 있는 공간을 들여다보았다. 흙바닥이 서서히 사라지는 자리에는 하수구가 있었다. 반전이었다. 자연적인 풍경에 대한 상상과 반대로 무성한 풀더미 속 인위적인 철골이 땅의 기능을 대체한 형태가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서로 대립하는 두 가지 물질을 화면 속에 담아보려 했다. 이는“뒤덮인 자리, 2021” 계속 읽기
호시탐탐, 2021
충북혁신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된 풍경은 임대문의 현수막과 네모반듯한 경계 안쪽 빈 땅에서 무성하게 자라는 풀들이다. 원래 산이었던 공간은 절단되고 평평해져 계속 새로운 아파트가 올라가고, 그 아파트는 응당 새로운 치킨집과 카페와 같은 상업 시설들을 부른다. 아직 많은 건물이 텅 비어있음에도 그 옆자리, 그리고 또 그 옆자리에서는 오늘도 새로운 건물이 올라간다. 인간이 편의상“호시탐탐, 2021” 계속 읽기
여기 말고 어디든 다른 데로(2), 2020
내가 사는 곳은 “여기 말고 어디든 다른 데로 가라”고 하는 경제 공동체에 속해 있다. 내가 걷고 감상하고 머무르는 공간들 중 사유화되지 않은 곳은 찾기 힘들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삶을 지속하는데 필수 요소라 여겨지는 ‘내 집’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건강이나 가족은 은행에 저당을 잡힌 채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내가 혁신도시의“여기 말고 어디든 다른 데로(2), 2020” 계속 읽기
여기 말고 어디든 다른 데로(1), 2020
내가 사는 곳은 “여기 말고 어디든 다른 데로 가라”고 하는 경제 공동체에 속해 있다. 내가 걷고 감상하고 머무르는 공간들 중 사유화되지 않은 곳은 찾기 힘들다.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삶을 지속하는데 필수 요소라 여겨지는 ‘내 집’ 한 칸을 마련하기 위해 아등바등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건강이나 가족은 은행에 저당을 잡힌 채 살아가는 것이 현실이다. 내가 혁신도시의“여기 말고 어디든 다른 데로(1), 2020” 계속 읽기
행복이가득한집, 2020
나는 유년시절부터 이상적인 집을 그리며 몽상에 젖는 시간이 많았다. 그 시절 나의 스케치북에는 가족이 모두 평온하게 모여 살 수 있는 집의 평면도가 자주 그려졌는데, 돌이켜보면 불안정한 주거 환경 속에서 안락함에 대한 결핍이 이상적인 집에 대한 몽상으로 표출되었던 것이다. 내 생애에서 집은 행복하고 안락한 순간들보다는 늘 불안정하고 탈출하고 싶은 공간으로 기억된다. 망원동에서 우연히 발견한 <행복이가득한집>이라는 다세대“행복이가득한집, 2020” 계속 읽기
남아있는 땅, 2020
<남아있는 땅>은 충북혁신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빈 땅의 풍경을 관찰하고 그린 첫 회화 작업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 아직 개발되지 않고 남아있는 땅은 겨울의 추운 날씨로 바짝 마른 풀들이 공간을 뒤덮고 있고, 생활 쓰레기들이 곳곳에 나뒹굴고 있었다. 건물 사이로 들어오는 강한 빛이 공간을 가득 점유한 풀 일부를 비추는 모습을 그렸다. 새 건물의 반짝이는 외벽들 사이에서 자칫“남아있는 땅, 2020”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