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가득한집, 2020

나는 유년시절부터 이상적인 집을 그리며 몽상에 젖는 시간이 많았다. 그 시절 나의 스케치북에는 가족이 모두 평온하게 모여 살 수 있는 집의 평면도가 자주 그려졌는데, 돌이켜보면 불안정한 주거 환경 속에서 안락함에 대한 결핍이 이상적인 집에 대한 몽상으로 표출되었던 것이다. 내 생애에서 집은 행복하고 안락한 순간들보다는 늘 불안정하고 탈출하고 싶은 공간으로 기억된다. 망원동에서 우연히 발견한 <행복이가득한집>이라는 다세대“행복이가득한집, 2020” 계속 읽기

사라지는, 살아있는 20181109

작업노트 단풍잎이 물들던 시기, 화재현장 기사에서 본 보도사진 한 장이 내 마음을 강렬하게 잡아끌었다. 사진은 화재가 난 고시원 건물 외부를 찍은 것으로, 유리창이 다 떨어져 나간 창틀은 화염에 녹아 일그러지고 검게 그을린 내부가 고스란히 노출되었다. 어떤 공간이었는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철골 구조물만이 간신히 어두운 내부 공간을 지탱했다. 나는 그 참혹한 현장 사진에서 타버린 건물“사라지는, 살아있는 20181109”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