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린넨에 유화 연필
161.0X109.0cm
2021


예초기의 굉음이 공간을 진동하고, 그간 애써 자라온 풀들이 처절하게 나가떨어지는 광경은 편리함 속에 감춰진 현대사회의 파괴적인 일면을 보여준다. 나는 제초작업 현장을 관찰하고, 그곳에서 잘려나간 풀들의 해체된 움직임에 관해 생각했다. 이후 움푹한 수변 산책로를 관찰하면서, 무참히 잘려나가 납작해진 자리를 기어코 다시 비집어 뚫고 올라온 생명체의 움직임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잘려나가 해체된 자리에서 새롭게 솟아나는 존재를, 내 주변에 남겨진 풍경을, 나의 심리적 충동을 더해 화면에 표현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