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집비둘기 시리즈, 2021

<살아있는>
린넨에 유화
72.7×90.9cm
2021

<살아있는 (2)>
캔버스에 유화
45.0×53.0cm
2021

<무제>
캔버스에 유화
45.0×53.0cm
2021

<Yummy>
캔버스에 유화
53.0×45.0cm
2021

<무제>
린넨에 유화
60.6×72.7cm
2021

요즘 도심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유해종으로 규정된 ‘집비둘기’에 관심이 간다. 도심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비둘기들이지만, 한적한 외곽지역으로 나가보면 도심에서 보던 녀석들과는 자태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곳의 비둘기들은 고귀한 몸짓을 뽐내며 많은 경우 한 쌍의 부부가 짝을 이뤄 유유자적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도시에 터를 잡은 ‘집비둘기’들은 그저 자신의 구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록 음식물쓰레기일지라도, 먹이가 풍부한 도시 콘크리트 바닥을 전전하며 닥치는 대로 분주히 움직였을 뿐이다.

나는 도심의 ‘집비둘기’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내 모습을, 도심을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도 무한경쟁사회 속에서 여기저기 치이고 상처입고, 그럼에도 살아남기 위해 저돌적인 자세로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집비둘기들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집비둘기 중 꽤 많은 수가 도시에서 살면서 발이 기형인 상태로 살아간다고 한다. 사람에게서 떨어진 머리카락, 옷에서 나오는 실, 각종 먼지 등이 발에 엉켜 벗어나려 할수록 옭아매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결국 발가락 괴사가 진행되어, 끝내는 절단되는 것이다. 그렇게 차갑고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을 절뚝이는 발로 딛으며, 음식물쓰레기를 먹어 불어난 몸 탓에 ‘닭둘기’라 이름 붙인 우리가 그들을 혐오할 자격이 있을까?

화면에 그려진 비둘기를 계속 바라본다. 어느순간 마치 나의 자화상을 그려놓은 것처럼, 비둘기와 나의 얼굴이 겹쳐진다. 앞으로도 나는 집비둘기들의 일그러지고, 저돌적인 움직임을 포착해 그려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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